보통의 물질은 전자들과 핵을 가진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들이 핵에 얼마나 단단히 구속되는지는 전자에 따라 아주 다르다. 많은 전자를 가진 원자의 경우, 대부분의 전자들은 단단히 구속되어 있어서 보통의 상황으로는 핵으로부터 전자를 떼어 낼 수 없다. 어떤 전자는 약하게 구속되어 있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핵에서 떼어 낼 수 있다. 전하가 물질 속에서 이동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물질의 특성은 크게 변한다. 일부 전하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물질을 도체(conductors)라고 부르며, 전하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물질을 전기절연체(insulators)라고 부른다. 금속은 일부 전자들이 특정한 핵에 묶여 있지 않고 약하게 구속되어 있는 물질이다. 그 전자들은 금속의 내부를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자유전자들로 인해 금속은 좋은 도체가 된다. 어떤 금속은 다른 금속보다 좋은 도체가 되기도 하는데, 그 중 구리는 가장 좋은 도체 중 하나이다. 유리, 플라스틱, 고무, 나무, 종이 등과 같은 물질들은 절연체이다. 절연체는 자유전자가 없으며, 각 전자가 특정한 핵에 구속되어 있다.
도체와 절연체는 오늘날 어디에나 있는 전선에 자주 응용된다. 자유전자는 전선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전선 주위를 절연시킨다. 물은 보통 도체로 알려져 있다. 물이 도체라고 생각해 젖은 손으로 전기기구를 다루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현명하다. 실제로 순수한 물은 절연체이다. 순수한 물은 알짜 전하를 전달하지 못하는 완전한 물분자로 구성되어 있고, 약간의 이온들이 녹아 있다. 그러나 수돗물은 결코 순수한 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무기물이 용해되어 있다. 이 무기물 이온들이 수돗물을 도체가 되게 한다. 인체는 많은 이온을 가지고 있어 도체이다. 이와 유사하게 공기가 좋은 절연체인 것은 공기 중의 대부분의 분자가 전기적으로 중성이어서 움직일 전하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도 미량의 이온을 가지고 있다. 방사능 붕괴나 우주선에 의해 공기 분자들이 이온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을 반도체(semiconductors)라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쪽에 밀집한 컴퓨터 산업단지의 한 지역을 실리콘밸리라고 부르는데, 실리콘이 컴퓨터 칩과 전자장치를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반도체는 좋은 절연체이나, 미세한 양의 불순물을 설계대로 첨가함으로써 전기적인 성질들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접지
도체는 어떻게 방전할까? 그 한 방법이 접지이다. 지구는 금속이온과 습기를 내포하고 있어 도체에 해당한다. 지구는 무한한 전하 저장소로 여겨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다. 저장소라는 말은 열저장소를 생각나게 한다. 열저장소는 온도의 변화가 없이 열을 교환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열용량을 가지고 있다. 도체를 접지하는 것은 그 도체와 지구(혹은 다른 전하 저장소) 사이에 전기적 통로를 내는 것이다. 대전된 도체를 접지하면 전하가 그 도체를 떠나 지구로 이동하여 퍼져 없어지기 때문에 방전되는 것이다. 가솔린을 운반하는 트럭에서 작은 양의 전하 축적도 전기 불꽃을 일으켜 폭발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전하 축적을 막기 위해 유조차가 주유소에 가솔린을 공급하기 전에 트럭의 탱크를 접지시킨다. 전기 콘센트에 세 개의 구멍이 있는 경우, 둥근 구멍을 접지라 부른다. 글자 뜻대로 도선을 이용하여 땅 속의 금속막대나 지하의 금속 수도 파이프를 통하여 지구에 연결하는 것이다. 접지는 접지된 도체에 전하가 쌓이는 것을 막는다.
유도에 의한 대전
만약 다른 전하가 근처에 있을 경우, 도체가 접지되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방전하지는 않는다. 처음에 중성인 도체를 접지하여 대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대전된 절연체는 도체구에 접촉하지 않는다. 양으로 대전된 막대는 먼저 금속구를 분극시키고 분극된 전하 중 양전하는 밀어내는 반면에 구의 음전하는 끌어당긴다. 이제 도체구를 접지시킨다. 도체구의 전하가 분리된 결과로, 지구로부터 음전하가 접지선을 따라 양으로 대전된 막대가 있는 구면쪽으로 끌려온다.
복사기
복사기(또는 레이저 프린터)의 작동은 전하분리가 다른 종류의 전하들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에 기초한다. 셀레늄으로 코팅된 드럼이 전극 아래에서 회전하면서 양(+)의 전하를 얻는다. 그 후 그 드럼에 복사될 문서의 영상이 쪼여진다. 종종 레이저가 이용된다.
셀레늄은 빛에 반응하는 반도체로 광전도체라고 한다. 빛이 쪼여지지 않으면 셀레늄은 부도체이지만 빛이 쪼여지면 좋은 도체가 된다. 드럼에 코팅된 셀레늄은 초기에 어두운 영역에 있다. 부도체인 셀레늄은 대전 될 수 있다. 셀레늄에 빛이 쪼여지면 쪼여진 부분은 도체가 된다. 좋은 도체인 알루미늄으로부터 빛이 쪼여진 셀레늄의 부분으로 전자가 흘러 그 부분에 있던 양(+)전하를 중성화시킨다. 어둡게 유지되는 셀레늄의 부분으로는 알루미늄으로부터 전자가 흐를 수 없어 그 부분은 계속 양(+)전하를 띠고 있다.
그 다음으로 드럼은 토너라고 불리는 검은 가루와 접촉하게 된다. 토너 입자는 이미 음(-)전하로 대전되어 있어서 드럼의 양(+)전하를 띠는 부분으로 당겨진다. 토너는 양(+)전하를 띠는 드럼의 부분에 달라붙지만 전하가 없는 부분에는 달라붙지 않는다. 이제 종이가 드럼 위로 회전하고 종이 뒷면에 양(+)의 전하가 가해진다. 종이 위에 가해진 양(+)전하가 드럼 위의 양(+)전하보다 크기 때문에 드럼 위에 있는 음(-)전하를 띠는 토너를 잡아당길 수 있어 종이 위에 원래 문서의 영상이 만들어진다. 마지막 단계는 종이를 뜨거운 롤러 사이를 지나가게 해 토너를 녹이는 과정이다. 종이를 이루는 섬유에 잉크가 인쇄되면 복사는 끝난다.